공기업 취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생각해 봐야 할 것들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해 기록해 보려 한다. 공기업을 1년 반 정도 준비해보다 진로를 바꿔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의 경험담이다. 이번 글에 모든 내용을 포함하기에는 이야기가 길어질 듯하여 모든 이야기를 담지는 못할 것 같다.
공기업 취업 준비 전 반드시 생각해봐야할 것들
1. 아무생각없이 무작정 준비 먼저 시작해서는 절대 안 된다. 준비를 시작하기 전에 공기업 직원으로서의 삶을 먼저 상상해봐야 한다. 그래야 시간을 그냥 날려버리는 무서운 일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정말 무서운 것은 취업 준비기간이 길어지는 것이 아닌, 어렵게 취업에 성공했는데 현타가 오고 직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다. 사기업이라면 참고 실력을 키워 이직을 하면 된다. 근데 공기업의 경우, 다시 그 어려운 시험을 뚫어내야만 한다. 만약 공기업이 본인 성향에 맞지 않는다면, 그동안 준비해왔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다시 취업을 준비해야 한다. 그만큼 취업 이후의 삶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따라서 본격적으로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기전에, 공기업에 이미 취업했다고 생각하고 공기업 직원의 삶을 상상해보던지, 인턴이나 계약직 등을 통해 공기업 생활을 간접적으로나마 겪어봐야 한다.
내가 공기업 취업을 준비했던 이유는 명확했다. 고용안정성과 워라밸(꿀빨기)이다. 흔한 문돌이로서 사기업에 들어가면, 소수만이 정년까지 살아남고, 나머지는 40대 후반에 나가떨어져 치킨집 사장님이 된다는 이야기를 쉽게 들었다.(치킨집 사장님을 비하하는 말이 절대 아니다. 모든 외식업 사장님들을 존경한다).
가보지도 않은 길을 걱정하면서 내가 택했던 것은 고용안정성은 높으면서도 공무원보다는 높은 월급을 받으며, 비교적 워라밸이 보장되는 삶을 살 수 있는 공기업 직원이 되는 것이었다. 물론 순환근무와 지방근무라는 큰 단점이 있었지만, 그 부분을 제외한다면 좋은 점이 더 많아 보였다.
물론, 특히 문돌이에게 공기업 취업이 얼마나 힘들지는 알고 있었지만, 근자감 덕분에 준비를 시작했다. 고인물이 되더라도 결국에는 공기업에 들어갈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의 가장 큰 패인은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고, 그냥 준비를 시작했다는 점이다. 내 진로에 대한 고민 없이, 내가 뭘 좋아하는 성향이고 뭘 잘할 수 있는 사람인지, 장기적으로 뭘 이루어나가고 싶은 사람인지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었다. 그저 편하게 살 생각뿐이었다. 취업 이후의 삶이 아닌 그저 취업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린 순간 이미 엇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공기업 준비를 생각하고 있다면, 우선 자신의 성향이 공기업에 맞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기업 직원들의 하루 일과를 들여다보고, 자신이 공기업 직원이라 생각해보고 일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아야 한다. 만약 답답함이 느껴진다면, 본인은 공기업과 맞지 않는 사람이다.
또한 지방에서 몇 년 동안 살아갈 자신이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이 또한 지방을 비하하는 발언이 절대 아니다.) 나의 경우 장소가 어디가 되었던 상관없이 행복하게 살 자신이 있었기에 지방근무는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만약 본인의 성향이 서울 핫플레이스를 누비며 살아야 행복한 사람이라면, 공기업을 들어가더라도 마음고생할 확률이 높다. 물론 드물지만 서울이나 인천 등 서울 근방에서 고정근무를 할 수 있는 공기업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곳들은 경쟁률이 더 어마어마하다.
어쨌든 중구난방 이야기를 했지만, 요지는 힘들게 공기업에 들어갔는데, 본인의 성향과 맞지 않아서 퇴사하고 싶은 욕구가 생길 수 있기에, 무작정 준비를 시작하기 전에 본인의 성향이 공기업과 맞는지 꼭 한번 사전에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인턴의 기회가 있다면 공기업 인턴 경험을 해보는 게 가장 베스트일 것 같다. 인턴이 힘들면 계약직이라도 먼저 경험을 해보는 것이 좋다.
힘들게 공기업에 들어갔는데, 정작 원하던 삶이 아니라면 얼마나 가혹할까.. 비단 공기업뿐만 아니라 주변 지인들도 오히려 빠르게 취업해서 직장을 다니다가 어느 순간 자신이 원하던 일이 아니고 자신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느껴 좌절하고 현타를 느끼며 퇴사를 고민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취업 자체가 어려운 시기이지만, 취업 자체가 목적이 되기보다 취업 이후의 삶을 그려보고 그에 맞게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직무를 정하고, 회사를 정하는 게 취준생에게 정말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이야기가 길어졌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공기업 시험에 특화된 머리를 가진 사람들과 현실적으로 공기업 시험에 잘 맞지 않는 머리를 가진 사람들에 대해 다루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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